

<그렇다는 착각>
20XX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당신이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한 명만 꼽아보세요. 당신은 지금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나요?
《발걸음은 달리고, 흐르고, 흘러서》는 타인과 자신의 경계, 외면과 내면의 경계 사이에서 출발했습니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느끼게 되는, 남과 다른 '유리됨'을 작가는 '빛'으로 묘사하며 관람자에게 따스한 위로의 손길을 건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기정 작가의 하루는 러닝으로 시작됩니다. 얼핏 보아서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충실히 실천하는 것으로도 보이는 이 루틴에 대해 작가는 '농구선수 시절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전시의 주제인 '유리됨'은 청소년 농구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농구를 좋아하고 잘했으나 이를 그만두고 미술의 길로 들어서며 생긴 작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시작하였으며, 동시에 과거의 작가 자신에 대한 회고와도 궤를 같이 합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작품 <그렇다는 착각>은 운동을 떠나 미술의 길에 막 들어선 직후의 '유리됨'을 직설적으로 나타냅니다. 달리는 것만은 누구보다도 자신있다 말하는 작가지만, 그가 '한창 달리던 때'는 이제 과거의 일부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의 사실이 없었던 사실이 되는 걸까요? 작가는 빔프로젝터에 투영된 달리는 형상과 그 앞에 가만히 앉아 있는 자신의 마네킹을 통해 '모순'과 '유리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가치판단은 오롯이 관람자의 몫입니다.
<포옹>
20XX
작가가 《발걸음은 달리고, 흐르고, 흘러서》 전시를 위해 새로 준비한 신작인 <포옹> 역시 작가의 경험이 여과없이 드러난 작품입니다. 30대에 갓 접어든 지금도 그림을 그린 시간보다 공을 만져왔던 시간이 아직 더 긴 김기정 작가의 작품에는 '구'가 자주 등장합니다. 농구공같기도, 웅크린 사람의 형상같기도, 경기 직전 둘러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모습 같기도 한 검은 구는 밝은 빛의 도넛에 둘러 쌓여있습니다. 이 빛은 '구'와 섞이지 않는, '구'의 유리됨을 유발하는 본질인 동시에 '구'를 감싸안는 포옹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리된 동시에 함께 존재하는 형상을 통해 작가는 관람자에게—그리고 어렸던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본 전시는 국립진훈미술관 특별전시실에서, 4월 13일부터 10월 30일까지 진행됩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휴관은 매주 월요일이나, 조각공원에 설치된 작품은 24시간 관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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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페이지는 네이버웹툰 <가비지타임>의 지삼즈(진재유&성준수) 온리전 <동병상련 同病相憐>의 협력 작품의 일환으로 제작된 페이지입니다.
본 페이지의 인물 및 전시는 모두 가공의 내용으로, 실존 인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실제로 진행되는 전시가 아닙니다.
그림에 소스로 사용된 사진 및 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은 모두 Unsplash를 통해 무료 라이센스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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